다트 잘 하려면…던지지 말고 날려라
다트프로 고준 선수가 알려주는
다트 실력 키우는 법
‘바른자세, 꾸준한 연습’이 중요
‘이런 놀이에도 프로 선수가 있다고?’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구슬치기·비석치기보다 쉬워 보이고, 옛날 번데기 사 먹을 때 하던 돌림판 찍기보다 단순해 보이는 다트. 불과 2.43m 코앞의 과녁 맞히기다. 하지만 직접 던져보고 알았다. 단순한 놀이가 아니란 걸. 단 한 발도 원하는 곳에 꽂지 못했다. 자존심이 상했다. 어떻게 하면 잘 던질 수 있을까. 그래서 찾아갔다. 자타가 공인하는 ‘다트 고수’를 찾아 비법을 물었다.
다트 잡는 법. |
요즘 한창 뜨고 있는 게임 전자 다트(소프트 다트). 국내 다트의 ‘레전드’로 불리는 프로 다트 선수 고준(44·피닉스다트선수단 ‘스타즈’ 팀장)씨를 만나 다트 실력 쑥쑥 키우는 방법을 알아봤다. 그는 바에서 외국인과 다트로 맥주 내기를 하다가 다트에 빠져든 사람이다. 과거 10여년간 국내외 각종 다트 대회 우승을 휩쓸다시피 한 국내 최강자 중 하나다. 그가 들려준, 초보자에게 요긴한 다트 기본 정보들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프로 다트선수 고준씨. |
-다트 잘하는 기술이 따로 있나?
“기본기를 충실히 익힌다면, 따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다. 바른 자세와 꾸준한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원하는 곳을 맞히려면 당연히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 셋을 갖추면 누구나 즐기며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있다.”
-그냥 편한 자세로 던지면 안 되나?
“대충 겨냥해 던져도 처음엔 잘될 수 있다. 하지만 실력을 늘려가기 어렵다. 기본을 알려주겠다. 몸을 고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옆으로 서서, 앞쪽 발(오른손잡이는 오른발, 왼손잡이는 왼발)을 살짝 돌려 라인을 밟도록 한다. 앞쪽 발에 몸무게의 80~90%를 실으며 보드(다트판)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앞쪽 발과 뒤쪽 어깨가 수직을 이루면 좋다. 다음엔 보드를 바라보며 팔꿈치를 들어, 다트 잡은 손을 눈높이에 오도록 하고 손목을 뒤로 젖힌다. 이게 기본 자세다.”
-다트 잡는 법, 던지는 요령은?
“일반적으로 엄지·검지·장지 세 손가락으로 다트를 잡는다. 다트의 무게중심을 이루는, 배럴(쇠 부분)을 가볍게 잡되 손가락 끝마디의 살집으로 잡아야 한다. 잡았을 때 편안하게 느껴지면 된다. 다트는 ‘던지는 것’이라기보다 ‘날리는 것’이다. 날릴 땐 팔과 손목, 손가락의 힘을 빼야 한다.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고정하고, 팔과 손목만으로 날린다. 힘을 풀어야 제대로 날아간다. 엄지와 검지 사이로 표적을 바라보며 조준한 뒤 팔을 쭉 뻗으며 날린다. 날린 뒤에도 팔과 손은 힘이 풀린 상태여야 한다.”
겨누기(셋업) |
뒤로 당기기(테이크백). |
놓기(릴리스) |
손 풀기(폴로스루). |
-연습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기본 자세를 배웠다면 다트 세 발이 한곳에 모이도록 하는 ‘그루핑 훈련’을 해보는 게 좋다. 보드의 한가운데만 맞히려고 해선 안 된다. 몸을 고정시키고 다트 세 발을 똑같은 시선, 똑같은 방식으로 보드를 향해 날렸을 때, 세 발이 한곳에 모인다면 자세가 안정됐다는 뜻이다. 다트는 활쏘기·사격처럼 표적 한가운데만 중요한 게 아니다. 원하는 점수가 표시된 지점에 다트를 꽂는 게 중요하다.”
-키가 크거나 팔이 길면 유리한가?
“다트 선수 자격 조건에 키·팔길이 등의 제한은 없다. 보드와 거리가 다소 가까워지니 약간 유리한 측면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트는 정신력·집중력·순발력 싸움이다. 신체 특성이 성적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참고로, 세계 다트 챔피언인 영국의 필 테일러는 키가 170㎝를 약간 넘는다.”
발 자세. |
-다트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
“다트는 매 순간 집중하면서, 상대 전략에 따라 머리를 써서 대응해야 하는 경기다. 개인 경기든 팀 경기든 마찬가지다. 집중력 향상에 최고다. 기분 전환이나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편하게 친구, 연인, 가족끼리 화목을 다지며 즐기는 여가 활동으로도 좋다. 전자 다트는 온라인에 연계돼 있다. 매장 등에서 아이디(ID)를 만들어 실력을 쌓으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 사람들과도 경기를 즐기며 친구 관계를 맺는 재미도 있다. 경기하며 영상을 통해 친분을 쌓아가다, 대회 참가 때 서로 만나 반가운 인사를 하는 이들이 많다. 온라인 리그전도 가능하다.”
-초보자는 어디서 배울 수 있나?
“국내에 다트 교본은 아직 나온 게 없다. 다트 업체가 발행하는 잡지(계간)는 있다. 전국 다트 매장 등에서 다트 전문 잡지 <다트 톡>을 구할 수 있다. 동호회에 가입해 배우며 실력을 쌓아갈 수도 있다. 인터넷 카페 등 온·오프라인 동호회가 250여곳에 이른다. 전국에 전자 다트 전문 매장 겸 게임장이 약 20곳 있다. 전자 다트 기기를 설치한 술집(펍·바 등)이나 오락실 등은 곳곳에 있다. 이런 곳에 가면 기본 게임 방식을 알려준다. 1회 3발씩 8회(8라운드), 24발을 던지는 데 1인당 1000원이다. 매장에서 벽걸이형 다트보드와 다트를 구입해 집에서 연습해도 된다.”
다트. |
-실력 쌓으면 대회 참가도 가능한가?
“물론이다. 대한다트협회 대회와 동호회 대회 등 아마추어 대회가 한달에 1회꼴로 열린다. 남녀별, 실력별로 경기가 벌어진다. 개인 카드(회원 가입)를 만들고, 쌓인 성적(순위)이 있어야 참가할 수 있다. 순위에 따라 실력에 맞는 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 동의가 있어야 한다. 우승 상금도 짭짤하다. 루키 부문 우승 상금이 30만원, 브론즈 50만원, 실버 80만원, 골드는 120만원이다. 부문별로 8강까지 상금이 주어진다. 각 부문 3위 이내 입상자에겐 다음 단계 출전 자격을 준다.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는 퍼펙트 부문 우승 상금은 700만원이다.”
-입문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선수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늘 받는 질문이 ‘어떻게 해야 잘하나요’다. 대답도 늘 같다. ‘연습 또 연습이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건 좋지 않다. 감각 유지가 어렵다. 연습이 중요하되 연습의 결과는 ‘어떤 자세로 연습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기본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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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다트 구입하려면
온라인 몰이나 전국 10여곳의 다트숍, 그리고 다트 기기가 설치된 술집 등에서 배럴(텅스텐 몸통)과 플라이트(날개), 샤프트(배럴과 플라이트 연결 부분), 팁(앞부분 침), 그리고 벽걸이형 다트보드(다트판) 등을 살 수 있다.
다트의 핵심은 배럴이다. 흔히 다트를 산다고 하면 배럴을 사는 걸 뜻한다. 배럴은 3개를 한 세트로 판매한다. 배럴 가격은 텅스텐 함유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함유량이 높을수록 비싸진다. 1세트 9000원부터 수십만원대까지 있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제품들이 나와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의 이름 등을 새긴 다트도 판매된다. 배럴을 고르는 데 정답은 없다. 직접 던져보며 잡았을 때 편한 것, 잘 날아가는 것, 디자인이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된다. 배럴의 무게는 보통 16~20g이다. 플라이트·샤프트·팁 등은 몇천원 선에서부터 살 수 있다.
벽걸이형 전자 다트(소프트 다트) 보드(다트판)는 4만5000~13만5000원에 살 수 있다. 맞히면 점수가 액정에 표시되는 것도 있다. 스틸 다트(하드 다트) 보드도 4만~10만원대다.
글·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다트 토크>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