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 안읽어서”…무심코 버린 이것,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일수도
도서관.[사진=픽사베이] |
가을은 독서의 계절. 그래서 간다. 이번주 bet365 우회 서프라이즈, 여프라이즈는 전세계 책과 관련된 이색 기록들이다. 세계적 부호 만수르도 놀랄, 전세계 가장 비싼 책은 한권 가격이 무려 강남아파트 한채 값이다. 놀랄 노자, 책의 세계로 파고들어보자.
◆ 영조 시대, 서점이 있었다고?
1. 기네스북에 오른 가장 오래된 서점 베르트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 포르투갈 리스본에 있다. ‘베르트랑(Bertrand)’이라는 서점이다. 1732년부터 책을 팔았으니 300년 가까이 한곳서 영업을 한 셈. 1732년이면 영조 시대 초기쯤 된다. 1755년 지진으로 부서지면서 옆쪽으로 이사를 갔고, 몇차례 재건축을 거친 뒤 지금에 이른다.
믿지 않는 분들이 많아, 입구에 기네스북 인증서까지 붙여놓고 있다. 널찍한 공간에 수많은 책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매장 안쪽에 자리 잡은 커피숍은 관광객들이 쉬어가는 공간이다. 지금은 서점을 뛰어넘어 문화탐방 코스가 된 것이다.
구조는 단순하다. 단층에 긴 회랑형이다. 여러 책들이 꽂혀 있는 긴 회랑을 끝까지 따라가면 19세기 말-20세기 초의 탁월한 시인이었던 ‘페르난도 페소아(Fernando Pessoa)의 방’이 나온다. 100개가 넘는 ‘이명(그는 필명이란 말 대신 ’다른 이름‘이란 뜻의 ’이명‘이라고 불렀다)’을 쓰며 각 이름마다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스타일의 시를 쓴 것으로 유명한 작가다. 그가 죽은 뒤 트렁크에서 근 3만 장에 달하는 원고가 발견됐고, 그 중 간추린 원고로 출간한 게 그 유명한 ‘불안의 서’라는 책자다.
이곳의 벽에는 페소아의 모습과 시가 함께 그려져 있다. 커피를 맛보며 백투더퓨쳐할 수 있는 놀라운 핫플레이스다.
2. 한국 최고령 서점은 서촌 대오
그렇다면 한국 최고령 서점의 주인공은? 대오서점이다. 서울 서촌에 있다. 문을 연게 1951년이니 한국전쟁 때라고 보면 맞다. 넘어질 듯 비스듬하게 기운 한옥에 걸린 희미한 상호 간판을 보면 시간의 흐름이 정지된 듯한 분위기다. 지금 책을 팔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북카페’다.
가수 아이유가 앨범 ‘꽃갈피’ 재킷을 촬영한 뒤 그야말로 대박이 난 곳. 지적 체험을 원하는 방문객을 유인하는 박물관이자 독서욕을 자극하는 핫스폿이라 보면 된다.
이색 도서관. [사진=픽사베이] |
3. 책꽂지 길이가 무려 48km...런던의 명물 서점
기네스북에 가장 긴 책꽂이 기록으로 등재된 서점도 있다. 런던의 명물, 포일스다. 1903년 윌리엄과 길버트 포일 형제가 영업을 시작한 서점이다. 포일 형제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실패하자 그동안 공부했던 교과서를 집에서 중고로 팔았는데, 생각보다 교과서가 잘 팔리자 형제는 고무돼 아예 서점업에 나선다. 처음 둥지를 튼 곳은 세실코트 16번지. 이후 장사가 잘되면서 1906년 채링크로스 135번지로 확장 이전한다. 이 자리에서 20세기 내내 포일스는 번영을 누리게 된다.
이곳은 문학 오찬 모임장소로도 꽤나 유명했다. 초청된 유명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역시나 억 소리가 난다. ‘타임머신’ ‘투명인간’을 쓴 허버트 조지 웰스, 미국 출생의 영국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예후디 메뉴인 남작, 배우 찰리 채플린, ‘차타레 부인의 연인’을 쓴 데이비드 허버트 로런스, 프랑스 대통령 샤를 드골,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철의 여인’인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해럴드 맥밀런,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일랜드계 작가 조지 버나드 쇼 등이다.
디자인으로 평정한 의정부 미술도서관.[공식홈페이지 사진] |
이곳 시그니처가 책꽂이다. 한때 책꽂이 길이만 합쳐서 30마일(약 48㎞)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긴 책꽂이를 보유한 서점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이곳 책 숫자는 무려 400만 권에 달한다. “포일스에 가면 없는 책이 없다”고 우스갯소리가 지금도 나온다.
4. 0.5평? 전세계에서 가장 작은 서점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서점’으로 등재된 책방도 있다. 일본 군마현 마에바시 시에 오픈한 앙증맞은 서점이다. 마에바시 시 교외 주택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서점’의 넓이는 고작 1.6㎡. 평으로는 0.5평 남짓이라 보면 된다. 입구가 너무 작아서 어른들은 아예 엄두도 못낸다. 어린이들만 자유롭게 드나든다.
이 작은 공간에 우주와 자연을 주제로 한 그림책 등 책 300여 권이 빽빽이 꽂혀 있다. 서점을 만든 주인공은 와타나베 씨. 이 서점을 만든 이유가 재밌다. ‘어른은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싶어서’였다는 것.
◆ 책 한권이 강남 아파트 한 채...가장 비싼 책 얼마길래
다앙한 책들.[사진=픽사베이] |
1. 책 한권이 아파트 한 채 값?
이번에는 서점말고 책 이야기. 기네스북에 오른 놀라운 책이 있다. 타이틀도 두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책 부문과 가장 비싼 기록이다. 2관왕인 셈.
우선 크기. 책 크기가 가로 8m, 세로 5m다. 진짜 책이니, 무게도 어마어마하다. 무려 1500kg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가격은? 놀라지마시라. 300만 달러, 우리돈으로 33억원이 훌쩍 넘는다.
이 책의 제목은 ‘이것이 무하마드다’다. 예언가 무하마드의 일생을 다룬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저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압둘라 압둘 아지즈 알 뮤슬리. 이미 4개 국어로 100만 부 이상 인쇄가 돼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인쇄 기간만 1년이 넘는 16개월이었다는 것. 만수르 형님이라면 이 책, 누워서 배고 잘 만 하다.
여러권의 책.[사진=픽사베이] |
2. 세계에서 제목이 가장 긴 책
숨 안쉬고, 책 제목 읽다가 숨넘어가는 책이 있다면? 놀랍게도 실재한다. 2007년 7월, 전세계에서 가장 긴 책 제목으로 기네스북에 등재가 됐다.
페이지 수십장이 넘어갈까봐, 실제 제목을 옮기지는 않는다. 제목만 무려 290단어. 총 1433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탈리아에서 발행된 책인데, 어머니께 바라는 것과 지인들의 이름을 나열해 제목을 완성했다고 알려진다.
3. 세계에서 가장 작은 책
말도 안된다. 얼마나 작길래 기네스북에 올랐을까. 1952년 독일 뮌헨에서 만들어진 책은 가로 세로 길이가 모두 5mm 정도다. 손톱보다 작다. 전세계에서 가장 작은 책으로 알려진 이 책, 영국 크리스티 경매소에 등장하면서 해외 언론을 비롯한 수집가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심지어 영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어 스페인어 스웨덴어까지 총 6개국어로 번역된 주기도문이 빼곡하게 수록돼 있다. 기네스 북 등재는 2006년.
4. 가장 두꺼운 책도 있다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도 기록의 한 챕터를 장식하고 있다. ‘가장 두꺼운 책’ 부문이다. 추리소설 ‘미스 마플’ 시리즈가 주인공. 무려 4032쪽, 두께 32.2cm에 달한다. 2009년에 가장 두꺼운 책으로 기네스북에 등재가 됐다. 노처녀 미스마플이 사건의 진상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103개 언어로 번역이 됐고 한국에서도 출간이 된 소설이다.
◆ 한국에도 버킷리스트 책방이 있다
한국에도 버킷리스트에 꼽을 만한 책방이 있다. 놀랍게 한 곳에 몰려 있다. 공공도서관을 핫플레이스로 밀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다.
VIP 기증관. |
1. 의정부 미술도서관
BTS RM이 다녀가면서 아미들의 성지로 난리가 난 곳이 의정부 미술도서관이다. 외관부터 놀랍다. 마치 물방울 처럼 펼쳐져 있다. 안은 더 화려하다.
주제는 미술. 초대형 미술관이라 봐도 무방하다.
1층에 기록의 책이 놓여 있다. 영국 현대미술 작가 데이비트호크니의 ‘빅북’이 주인공이다. 빅북. 글자 그대로다. 세로 1m, 펼치면 가로 1.4m에 달하는 이 책의 가격만 무려 400만원대에 달한다. 관람객들은 책을 통해 미술 작품을 강렬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을 보는데는 주의사항도 있다. 절대 맨손으로 만지지 말 것. 그렇다면? 맞다. 마치, 명품 시계를 감상하듯, 장갑을 낀 채 책장을 넘기게 돼 있다.
3층에는 VIP기증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이곳에 미술을 좋아하는 BTS 방탄소년단의 멤버 김남준(RM)이 기증한 미술도서가 여러권 배치돼 있다.
음악도서관 투어프로그램. |
2. 의정부 음악도서관
흑인들의 음악을 주제로 한 음악도서관이다. 힙합, 재즈 등 흑인 음악이 주로 다루므로, 정기적으로 블랙뮤직페스티벌이 열린다. 도서관 벽면은 흑인음악의 문화이기도 한 그래피티로 가득하다. 이곳 기록의 보유물은 피아노다. 전국 도서관 물품 가운데 가장 비싼 소품으로 기록돼 있다.
주인공은 자동 연주 기능까지 갖춘 ‘스타인웨이 피아노’. 최고급 피아노의 대명사로 음색이 밝고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이 피아노 대당 가격은 무려 2억4000만원. 방문객들에게 고품격 음악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로 꾸준히 지역 의회를 설득해 얻어낸 설치 작품이다.
신익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