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실제 식단을 바꿨을까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전자제품이나 가방을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편의점에서 새로나온 주스를 먹어보려 할때는 지갑이 쉽게도 열린다. 식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트렌드 속도는 훨씬 빠르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된 요인이 생긴다면 더욱 빨라진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해볼 때 현재의 식단 구성은 실제로 달라졌을까. 건강한 방향으로 식단이 바뀌고 있다고 예상되지만 의외의 식품 구입도 늘어났다. 달콤한 간식이나 자극적 맛이 강한 배달음식의 수요 증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주된 축은 ‘건강과 지속가능한 식단’으로의 전환이다. 보다 꼼꼼해진 소비자 눈썰미로 식품 선택의 요인은 세분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식단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식물성 식품’이다.
▶건강과 지속가능한 식단으로의 전환
식료품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GD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소비자의 57% 이상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단’으로 변경하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식단을 바꾼 경우는 33%이며, 식단 개선을 생각하고 있는 이들은 24%였다. 보고서는 영양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단을 위해서는 이전보다 과일과 채소, 통곡물, 식물성 단백질의 섭취를 늘려야 하며, 반면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는 식이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단에서 중요해진 다이어트
식단의 변화에서 주목받는 것은 건강과 지속가능성만이 아니다. 활동제약으로 체중증가가 나타나면서 다이어트가 식단에서 중요한 목적이 된 것이다. 더욱이 비만 문제는 코로나19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언급되고 있다. 이미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만인 사람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될 경우 사망 위험이 50% 더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면역력’, ‘정신건강’에 도움되는 식품 구성
다이어트 외에도 중요한 요소는 또 있다. 전염병으로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면역력’과 이에 따른 ‘장 건강’이다. 미국의 농산물 중개업체인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57%가 코로나19로 이전보다 자신의 면역력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면역력과 장 건강을 위한 식품에 관심을 쏟고 있다. 또한 소비자의 3분의 1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한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를 걱정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정신건강을 돕는 식품들이 향후 6~9개월내에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리 굳혀가는 식물성 식품
식단의 변화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된 건강과 지속가능성, 면역력과 정신건강은 하나같이 ‘식물성 식품’의 승리를 가리킨다. 건강은 물론 환경보호의 차원에서도 식물성 식품은 최적의 선택이며, 면역력을 유지하는 장 건강 식품들도 발효된 식물성 식품들이 대부분이다. ADM 보고서는 “올해 중반부터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식물성 식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백질 또한 ‘하루 섭취량 챙기기’가 트렌드로 주목받으면서 소비자들은 고기 대신 식물성 단백질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졌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의 18%가 “코로나 확산후 처음으로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92%는 “앞으로도 이러한 제품을 계속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발표된 국제식품정보위원회(IFIC)의 ‘2020 설문조사’에서는 소비자 절반 이상이 “식물성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려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걸림돌은 ‘가격과 평소 습관’
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식단의 변화를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가격과 취향 및 습관’으로 드러났다. IGD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한 식단 개선을 방해하는 요소로 가장 많은 답변(38%)을 받은 것은 “높은 가격”이었다. 이는 비용이 변화의 가장 큰 장벽임을 시사한다. 뒤를 이어 “음식의 맛”(24%)과 “평소 먹어오던 습관”(23%), 그리고 “건강 식품에 대한 정보 부족”(17%) 등이 있었다. 보고서는 “소비자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식품기업들은 보다 쉽고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고 그 레시피를 공유해야 한다”며 “특히 고기와 유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식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